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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는 무엇인가? 어떻게 글을 써야 하나? 어떤 글쓰기를 해야 하나? 따위 글쓰기를 하면서 궁금해지는 물음들은 많다.

어쩌면 글을 써내려 가는 동안 내내 이 고민을 놓치지 않고 생각하고, 글로 쓰고, 몸으로 실천하면서 살을 더 붙여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여기서 우리 출발하자. 이 고민을 시작으로 ‘글쓰기 연습’을 해 보자. 글을 쓰면서도 여전히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기에 글쓰기 연습을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하면서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고, 들으면서 가지게 된 여러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글쓰기의 세 단계

글쓰기는 계획 단계, 쓰기 단계, 완성 단계들로 세 단계를 나눌 수 있다.


1) 계획 단계

가장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 바로 이 계획 단계이다.

아직 뚜렷한 상이 그려져 있지 않아 이랬다저랬다 생각이 자꾸 바뀌고, 정서는 불안하고, 신경은 날카로워진다. 흔히 말이 안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런 단계가 오래 이어지든가, 쓰다가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 새로 계획을 세우는 단계로 다시 빠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도망치고 싶은 유혹이 생기고, 폭음을 하는 따위 갖가지 괴상한 행동을 저지르기도 한다.

따라서 계획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조용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갖추는 것이 꼭 필요하다.


2) 쓰기 단계

내용과 주제가 결정되고 순서와 배치 계획이 대충 세워지면 글쓰기 단계에 들어간다.

글에 빠지고, 집중할수록 정신은 편안해지므로 일체 주위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다만 글을 쓰다가 간혹 문장이 맘에 안 든다든가, 낱말이 막힌다든가 할 때는 책이나 사람들에게 물어 그 답을 찾는다. 잘 안 나가던 문장이 매끄럽게 완성되고, 머릿속에 맴돌기만 하던 이미지가 정확한 낱말로 떠오를 때, 그 단어와 문장 하나로 인해 누리는 기쁨은 글을 써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것이다. 어느새 하얀 종이가 깨알 같은 글자로 채워질 때쯤 작은 흥분이 가슴 속에 출렁이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글쓰기의 즐거움이다.


3) 완성 단계

글이란 써도, 써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고 어떤 훌륭한 작가도 만족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글이다. 또한 한 편의 글에 모든 것을 담을 수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표현할 수도 없기 때문에 글 한편에 너무 많은 기대나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물론 사람마다 능력과 버릇이 달라, 일정한 시간 안에 똑같이 한 편의 글을 완성한다는 것은 무리일 터이지만, 마감시간이라는 시간의 제약은 스스로에게 긴장감을 높여주고, 집중력을 높이고, 표현의 정확성을 덧붙여준다는 좋은 점도 있다. 따라서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 위해 마감시간은 필요하다.


4) 정서 단계

처음 원고를 작성한 뒤 원고지에 옮겨 싣는 정서 단계를 꼭 거쳐야 한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한 다음에는 아주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홀가분하면서도 허탈하고,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어쩐지 불안하고, 이런 기분은 글을 완성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5) 발표와 글쓰기 평가

자신이 쓴 글은 꼭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발표,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한 가지 대상을 보고 썼다 하더라도 글은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 다르게 나는 무엇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썼는가를 가늠할 수 있고 또한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놓쳐버렸던 것을 다른 사람이 쓴 글에서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 글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나를 꼬집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자신의 글과 다른 사람의 글을 견주어 평가해야 할 것이다.



● 관찰, 메모, 묘사의 요령과 주의할 점

1. 메모는 밑그림과 같으므로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든 것을 메모한다.

2. 메모할 때 알맞은 낱말이 생각나지 않거나 표현이 어려울 때 또는 시간이 짧은 경우에는 연관된 낱말이나 상징, 비유 혹은 약어나, 숫자, 그림 등으로 대신한다.

3. 인물을 묘사할 때는 나이와 성별, 이목구비와 얼굴의 형태, 키와 몸집, 옷차림, 인상의 특징, 목소리, 눈빛, 표정, 몸짓, 몸놀림, 손과 발의 움직임, 그리고 대사를 빠짐없이 메모한 뒤, 이 중에서 몇 가지를 여기저기 알맞게 활용하여 개성과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 좋다.

4. 자연이나 풍경, 거리를 묘사할 대는 거리감, 방향, 각도와 같은 기본적인 것들 말고 햇빛, 바람, 먼지, 소리, 냄새, 청결감 따위 분위기와 특색이나, 건물, 집, 차,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자세하게 관찰하여 메모해 두고 필요한 때 필요한 내용을 알맞게 활용하여 묘사하면 좋다.

5. 오감을 모두 열어 감각적 느낌을 활용하는 연습을 한다.

6. 충분하다고 생각할 때까지 끈기 있게 관찰하고 메모한다.

7. 누가 보지나 않을까, 누가 욕하거나 흉보지 않을까 하는 부끄러움, 두려움, 자존심 따위는 버리고 진실하고 성실하며 떳떳한 자세로 관찰하고 메모한다.

8.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오해나 의심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미리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9. 양해를 구할 수 없으나 반드시 관찰메모가 필요할 경우는 눈에 띄지 않게 관찰한 뒤 요령껏 적당한 장소와 때를 골라 메모해 두었다가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한다.

10. 만약 문제가 생겼을 때는 거짓말하거나 우물쭈물하기 보다는 솔직하고 진실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구한다.

11. 긴 이야기나 생생한 대화는 녹음한 뒤 즉시 전부 풀어서 기록해 둔다.

12. 움직임이 심한 장면은 그때그때 생생한 장면을 카메라로 찍어 나중에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메모하고 기록해둔다.


● 사생글 쓰기

묘사는 우리말로 ‘사생글’이라 할 수 있다. 사물이나 사람 따위를 그림그리듯이 써내려가는 것을 사생글이라 한다. 사생글을 쓸 때에는 앞에서 말했듯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감각을 모두 활용해서 글을 쓰는 것이 좋다. 그림 그리듯 쓴다고 해서 시각(눈)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다섯 가지 감각을 모두 열어서 생생하게 그려내는 것이 좋다.



● 자연 그리기

1. 10월, 쌀쌀한 가을날의 자연 모습, 그 속에서 살아가는 여러 생명들의 모습과 삶,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그려보자.

예) 푸른 하늘에서 내린 가을이 정자나무에 내려앉았다. 푸르던 잎이 노오랗게 물들었다. 노르다 못해 붉게 탄다. 찬 서리에 하나 둘 잎이 떨어지고 복스럽던 빰이 차차 여위어 간다.
(정자나무 : 조오현)

아카시아 잎이 바람에 나부낀다. 아직 푸른 것, 노란 것, 거무칙칙한 게 말라 오므라진 것, 땅에 떨어진 것, 햇빛이 떨어진 가랑잎에 찾아들었다. 나의 이마에도 따스한 햇빛이다.
(아카시아 잎 : 조정래)


2. 다른 매체, 즉 노래나 음악을 통해 박자나, 악기, 가락에 비유하거나, 색깔, 그림, 영화 장면으로 비유하거나 또는 시나 소설에서 따온 표현이나 문장에 비유하여 표현을 다양하게 시험해 보자.

예) 봄은 고양이다. 봄날 한가롭게 해바라기하고 있는 촌로들에게서 아쟁의 슬픈 가락을 듣는다. 산봉우리들은 삼중주를 연주하고, 섬들은 바다 위에서 교향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구름이 마치 고호의 그림처럼 용솟음치며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과수원 산 밑에는 낡은 창고 한 채가 마치 청전의 그림처럼 쓰러질 듯 기울어 있다. 굴 까는 아낙네의 손끝이 자진모리가락으로 빨라진다.

3. 자연을 표현할 때는 순수한 우리 말을 쓰는 것이 효과가 크다.



● 사람 그리기

사람을 그릴 때에는 나이와 성별, 이목구비와 얼굴 모습, 움직임, 옷차림, 그리고 주고받는 말까지 빠짐없이 그려 그 사람의 개성과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그려 보자.

예) 그에 대한 첫 느낌은 한 마디로 실망이었다. ‘뭐 저런 늙은이가 다 있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를 몇 번씩 갈아타고 비포장 산길을 20리 씩이나 걸어 도착한 그의 암자는 불당과 사람 한 사람 누울 방과 하늘이 훤히 비춰 보이는 부엌, 부엌살림이라야 냄비만한 무쇠 솥 하나와 식기와 주발 수저 각각 셋 씩 그리고 조그마한 옹기 셋이 전부였다.
그의 옷차림은 먹물을 들인 몸빼에 여기 저기 기운 자욱이 뚜렷한 누비장삼, 귀까지 눌러 쓴 빵모자.
그 곳에 도착해 천지암을 물어 보니 그는
“거긴 왜?”
마치 내가 잘못 물어보지 않았나, 의아한 생각마저 들었다.
“예, 무애스님 좀 뵈려고요.”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돌아가! 사람 안 만나 주니까.”
망설여졌다. 분명 이 근처 어딘가 인데, 저 늙은이는 아는 듯한데. 더 물어봐, 여기까지 와서 돌아가지 그것도 그렇고.
암자 마루에 걸터앉아 그를 유심히 봤다. 빵모자 밑으로 드러나 보이는 목덜미의 고랑진 주름으로 봐서 나이는 한 60~70 쯤? 눈썹이 하얀 게 참 신기해 보였다. 펑퍼짐하게 앉아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그의 느린 손동작은 마치 염주알을 굴리며 명상을 하는 선사의 모습과 전혀 달라 보이지 않았다.
깊은 산이란 그런지 아직 여섯시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시꺼먼 산그림자가 암자를 뒤덮었다. 밥을 짓는 모양이었다. 미리 쪄 놓은 듯한 보리밥을 조금 덜어 씻어 놓은 쌀과 섞어 솥에 앉혔다. 불 지피는 것 외에는 아무 관심도 없어 보였다.
“탁-- 타탁.”
나무 타 들어가는 소리와 빨간 혀를 날름거리며 안으로 숨어드는 불길. 그 앞에 쪼그려 앉아 조는 듯 나뭇가지를 하나씩 넣고 있는 그.
나는 조용히 암자를 빠져 나와 저 멀리 불길이 보이는 쯤에서 불 옆에 쪼그려 앉은 그녀를 향해 삼배를 하고 다시 왔던 길을 돌려 산을 내려 왔다. ( 김소_묘사글 연습)


지금까지 ‘사생글’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량을 높이고 함께 땀 흘리며 애정을 느끼려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글로 담아 보자. 주로 담게 될 내용은 앞에서 보기를 든 것처럼 ‘자연 그리기’와 ‘사람 그리기’이다. 자연을 그릴 때 주의해야 할 점, 사람을 그릴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지금부터 글을, 그림을 그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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